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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일도 학문이 된다
민속학이라고 하면 으레 관혼상제 풍습이나 세시풍속, 무당을 중심으로 하는 무속신앙을 생각하게 마련이다. 민속학 관련 자료나 서적도 여기에 국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민속학의 분야는 방대하며 그 중 ‘사람이 먹고 살기 위해 행해지는 경제 활동’ 즉, 농사, 어업, 사냥 등도 생산 민속이라는 민속학의 한 분야가 된다. 한마디로 생산 민속은 한 나라, 혹은 한 지역의 문화사임과 동시에 경제사이기도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바탕이 되는 생산 민속과 관련한 연구는 매우 미미할 뿐만 아니라 그 결과물이라 할 만한 서적도 별로 없다. 논과 밭을 일구고, 물고기를 잡고 사냥하는 일이 민속학의 한 분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어떤 민속학 연구도 책상 앞에 앉아 관련 서적이나 뒤적이면서는 어떤 목적도 얻을 수 없다. 특히 생산 민속은 현장 조사 없이는 연구 자체가 불가능하다. 계절마다 어떤 농사가 이루어져 왔는지, 어떤 농작물을 심고 어떤 비료를 쓰고, 어떤 방법으로 물고기를 잡는지는 직접 보고, 듣고 조사하지 않고는 연구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의 오랜 연구와 현장 답사의 결실이다. 현장에서 직접 생산 기술자들의 체험을 들었고, 시현하고, 현재 사용하지 않는 농기구는 생산 기술자들과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였다. 고문서상에만 존재하는 농법, 어법들은 노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비교 검토하였다. 그리고 그 생산 기술자들의 삶의 애환까지 담아 단지 연구서에 머물 수 있는 이 책을 ‘사람 사는 이야기’로 풍성하게 그려 나가고 있다.
척박한 땅 제주도의 풍성한 이야기
제주도는 한반도와는 전혀 다른 생산 기술이 이어져 내려왔다. 농사의 경우 화산섬인 제주도의 토양이 워낙 척박하여 한반도와 같은 논농사가 가능한 곳이 거의 없다. 그래서 다양한 밭농사 문화가 발전되어 왔으며 그 농기구 또한 한반도와는 다른 형태로 변화하였다. 어업의 경우, 용암이 바다로 흘러들어 돌바다밭을 이루었는데 그 독특한 환경이 제주도적인 생산 기술을 낳았다. 또한 한라산을 중심으로 한 방대한 초지를 이용한 마소치기 기술은 좁은 외양간에 가둬기르는 한반도의 풍속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열악한 환경이든 풍성한 조건을 갖추었든 실로 제주도적인 생산 문화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것들과는 많이 달라서 읽는 내내 흥미로움을 느끼게 한다. 게다가 생산 기술자들의 체험은 마치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하게 전해진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제주도를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한다는 것이다. 수려한 풍경과 볼거리 많은 곳으로만 생각하는 제주도에도 소박하게 삶을 일구어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들의 땀과 노력으로 지금의 제주도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다는 것을 이 책은 기억하게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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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밭의 기술과 민족
1. 재주도의 농업 구조
2. 농업 환경과 극복
3. 여러 얼굴의 농업 경영 지대
4. 경작의 실제
5. 목산전 지대의 농경지 공동 관리 조직, 케매기
6. 밭의 기술과 민속을 끝내며
II. 바다의 기술과 민속
1. 화산섬 바다
2. 갯ㄳ 바다밭 어로 기술
3. 걸바다밭 어로 기술
4. 걸ㄱㄻ 바다밭 어로 기술
5. 펄바다밭 어로 기술
6. 바다의 기술과 민속을 끝내며
III. 산의 기술과 민속
1. 화전 기술의 자취
2. 마소 치기 기술과 민속
3. 사냥 기술과 민속
4. 산의 기술과 민속을 끝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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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고광민
1952년 제주도에서 출생하였다. 제주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하였으며 현재 제주대학교박물관 학예연구사로 있다. 주요 저서로 [한국의 바구니](2000년), [어구(漁具)](2002년), [사진으로 보는 1940년대의 농촌 풍경](2002년, 공저), [제주도 포구 연구](2004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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