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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감상법-빛깔있는 책들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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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코드 : SP69871434194007
저자 : 글·사진 조은정
역자 :  
판형 : 150*205
ISBN : 978-89-369-0273-5
페이지 : 184
출간일 : 2008-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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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반영하는 조각감상법!

조각은 시대를 반영한다. 레닌 동상이 민중에 의해 끌어내려지고, 이승만 동상이 시민들에 의해 질질 끌려 다녔다. 조각은 시대에 따라 힘과 권력의 상징이었으며, 문명의 기록으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조각이 지니고 있는 힘과 문명이 발달하면서 재료의 다양화로 표현되는 조각의 재질성 등 조각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시대와 얽혀 있는 조각과 정치의 관계, 조각으로 나타난 장인의 일면을 다루고 있다.
조각은 주변의 공기를 호흡하고, 그 공간을 음미하며 손으로 만져서 얻어지는 예술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왔던 조각의 범주에 성큼 발을 내디딜 수 있게 되었다.


손을 뻗어봐, 조각의 공간으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가면 벤치에 앉아 365일, 24시간 내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삼복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거나, 강추위가 옷매무새를 고쳐 매게 하더라도 꿈쩍하지 않고 읽던 페이지 읽고, 읽고, 또 읽는다. 간혹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이들이, 관광 온 외국인이 그의 옆에 살며시 앉아 함께 사진을 찍는다. 정지용 시인의 「별」을 읽고 있는 동상은 바쁘게 지나는 도시인들의 삶에 잠시 쉼의 공간을 제공한다.
우리는 동상을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서울의 중심 광화문에 서 있는 이순신 동상이 아니라도, 아파트 입구나 공원에 가면 여러 형태의 동상들이 묵묵히 서 있다. 이미 조각은 우리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조각은 회화나 다른 미술장르하고 다르게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멀뚱히 바라보는 예술 차원이 아닌 감상자와 작품이 하나가 되는 차원인 것이다. 광화문에 있는 ‘시 읽는 남자’ 같은 것만 보더라도 함께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읽다보면 감상자 또한 ‘행복한 왕자’처럼 마음의 풍요로움을 느끼게 된다.
사면이 막힌 공간에 추상의 형태를 한 고급 예술이 아닌, 놀이처럼, 만지며 느끼는 행위의 예술로 조각의 형태가 변하고 있다. 이제 조각은 어렵거나, 위엄이나 위용을 떨며 권위적으로 서 있는 상징물이 아니다. 복잡한 머리를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인간의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복잡한 미술사학을 걷어내고,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정지용의 「별」을 음미하자.


조각이란?

‘조각sculpture’이라는 단어는 단단한 것을 가공한다는 말인 라틴어의 ‘스쿨페레sculpere’에 그 어원을 두고 있다. 단단한 것을 깎고 다듬어 어떤 형태를 만든다는 뜻이므로 결과적으로는 만들어진 견고한 형태를 이르는 말이다. 한편 조형예술 또는 조각이라고 번역하는 ‘플라스틱 아트plastic art’는 무른 점토를 짓이겨서 상을 만든다는 뜻이다. 결국 ‘조각’이라는 말에는 재료가 단단하거나 무른 것을 이용하여 ‘가공’한 물상의 재현이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따라서 조각은 일반적으로 입체미술 전체를 일컫는 경향이 있다.
깎아서(刻) 만드는 조각과 붙여서(塑) 만드는 소조를 합쳐 조소라고 부르는데,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조각이라는 말로 통일되어 사용되어 왔다. 그 이유는 일본의 목조 전통에서 기인한 ‘조각’이라는 용어를 우리 근대 미술의 분류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이러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조소와 조소예술가라는 용어를 일반화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조각을 뛰어넘는 조각

조각은 인류가 시작되면서부터 있어왔다. 그 역사는 인류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는 조각을 통해 문자 대신 기록을 해왔고, 시대의 상황이나 재앙, 기념 등을 상징물로 만들어왔다. 현대에 이르러 조각의 재료가 다양화 되면서 조각의 범주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버려지는 건축물에서부터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천 조각까지… 게다가 존 게이지는 소리를 조각화 했다. 음악 연주회에서 연주자는 아무것도 연주하지 않았다. 대신 연주자를 지켜보고 있는 관객들의 숨소리, 미세한 움직임, 잦은 기침소리가 그 공간을 꽉 메우고 있었다. 그는 아무 음악도 연주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소리가 나는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조각의 범주가 넓어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조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조각은 인간의 삶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

한국에서의 조각

우리는 조각을 바라보면서 무의식적으로 세뇌를 당한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전쟁 동원을 위한 동상을 세웠으며, 한국전쟁 때에 처음으로 이순신 장군 동상이 건립되었다. 해방 후 정부는 국가주도의 국민국가를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국가는 국민을 부양할 능력은 없었지만 나라에 대한 전통적인 충성심과 반외세에 대항하는 정신을 지니고 있을뿐더러 훈련이 된 국민이 있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그러한 정신의 표상이었던 것이다. 또한 1968년 광화문에 세워진 이순신 장군 동상은 박정희 대통령이 기금을 내서 조성한 것이다. 이는 군인의 충성심과 지도자 이미지를 간접적으로 투사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조각은 단순한 예술의 차원을 넘어 정치, 권력의 상징으로 이어져왔다.

이 책은 조각의 가장 전통적인 의미부터 우리가 그동안 조각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확장된 의미의 조각 작품까지 광범위하게 다룸으로써 공간예술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돕는다.
조각의 힘

조각의 범주
조각과 조소
입체와 설치
경계를 넘는 조각

조각의 조형 요소
조각의 색
조각에서의 선

문명의 기록으로서 조각 재료
인간 정신의 그릇, 뼈조각
시간의 벽을 뛰어넘은 기록자, 돌조각
외유내강의 아름다움, 나무조각
흙과 바람의 솜씨, 소조
금속조
기계적 편리함과 건축적 견고함, 시멘트제
새로운 물성의 새로운 조각, 합성수지와 고무
일상적인 물질의 즐거움, 종이와 섬유
가루가 고체로, 석고
눈앞의 모든 것, 오브제에서 분비물까지
새로운 재료로서의 자연
공간을 형태화하는 소리

조각가와 장인
선사시대와 고대의 조각가
장인과 조각가

한국 근현대사의 정치와 조각
식민지 전쟁 동원 조각
장군 동상

부록
주
글 · 사진 / 조은정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였다.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화여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신여대, 국민대, 중앙대, 경원대 등에서 강의하였으며 한남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를 거쳐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 문화산업경영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제2회 조각평론상을 수상하였고,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주간을 역임하였다. 주요 저서로 『한국 조각의 미』, 『권진규』,『김복진의 예술세계』(공저), 『비평으로 본 한국미술』(공저) 등이 있고, 「대한민국 제1공화국의 권력과 미술의 관계에 대한 연구」, 「이승만 동상 연구」, 「동상조각의 근대이미지」, 「19, 20세기 궁정조각에 대한 연구」, 「한국전쟁기 남한 미술인의 전쟁체험에 대한 연구」, 「한국전쟁기 북한 미술인의 전쟁수행 역할에 대한 연구」, 「조헌후기 16나한상에 대한 연구」 등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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